사회 인지력 결함
자폐성장애아동은 사람 사이의 역동성이나 의사소통을 하는 상황에 대한 인지력이 부족합니다. 이와 같은 특징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적 근거로 '마음이론' 과 '실행기능' '중앙응집력'이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이론적 틀은 전통적인 자폐성장애나 고기능 자폐성장애 모두에게서 관찰되는 사회적 결함의 기저를 제공합니다.
마음이론은 믿음이나 관심, 의도, 관점, 감정 등과 같은 타인의 정신 상태를 추론하고 이해하며, 이해한 결과를 다른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고 예측하는 데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습니다. 이 용어는 사회적 인지, 마음읽기, 관점바꾸기 등의 용어로도 대체하여 쓰일 수 있습니다. 자폐성장애아동은 심리적인 정보보다는, 물리적이고 관찰 가능한 정보에 대한 선호가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들 사이의 심리적인 정보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른 사람과 공통된 주제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고,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는 등의 사회적 결함을 보입니다.
또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을 예측하지 못하여, '태풍' 이나 '곤충' 과 같이 자신이 몰두해 있는 주제에 대해 장황하게 말하거나, 자동문 앞에서 수십 번이라도 문을 여닫는 행동을 반복하는 등 상황에 따른 사회적 판단이 부적절합니다.
실행기능, 집행기능은 작업기억, 계획하기, 융통성, 과제 개시, 수행 점검, 자기 통제, 행동 억제, 그리고 주의력 등을 포함하는 인지적인 전략의 집합체입니다. 자폐성장애아동의 행동문제나 제한된 관심사는 대부분 실행기능 문제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시행착오를 통해 학습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면서 비효율적이고 부적절한 문제해결 전략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특정 개념을 다른 곳에 일반화하여 적용하거나 어휘나 구문을 상황에 맞게 변용하여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보입니다.
모든 자폐성장애아동의 실행기능의 문제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실행기능과 관련된 내적 처리 과정이 구체적인 행동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Gray는 자폐성장애아동의 사회적 인지 문제가 그들의 취약한 중앙응집력에도 기인한다고 보았습니다. 중앙응집력은 다양하게 나누어진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여 통합함으로써 의미 있는 전체를 형성하는 경향성을 뜻합니다. Happer는 이와 같은 중앙응집력을 약함에서 강함에 이르는 연속체로 보았고, 대부분 정상발달아동은 중앙응집력이 강하기 때문에 정보나 경험의 핵심은 기억하지만 세부적인 것에 대해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이에 비해 자폐성장애아동과 같이 중앙응집력이 약한 아동은 그림의 작은 부분이나 세부적인 것에 집중하여 정보를 순차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그림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보인다고 합니다.
공동관심 능력의 결함
초기 의사소통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능력 중 하나가 공동관심(함께 주목하기)입니다. 공동관심은 다름 사람과 함께 사물이나 활동을 공유하기 위해서 관심있는 사물이나 사건에 다른 사람의 관심을 유도하려는 신호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관심 있는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주거나,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사물을 가리키는 등의 행도으로 나타납니다.
공동관심은 생후 1세경부터 발달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관심 공유하기, 감정 공유하기, 의도 공유하기와 같은 세 가지 기술을 성취하게 됩니다.
공동관심의 결함은 다른 사람과의 공유된 즐거움, 관심, 또는 성취를 자발적으로 찾지 않는 특징을 보이는데, 이것은 자폐성장애아동이 사회적 목적을 위하여 쉽게 의사소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자폐성장애아동은 주로 무엇인가를 요구하거나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며, 다른 사람의 관심을 특정 사물이나 사건으로 유도하거나 명명하거나 설명하기 위한 의사소통은 거의 보지 않거나 결함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 되어 있습니다.
발달지체아동과 비교할 때 자폐성장애아동은 시선 옮기기를 덜 보이며, 공동참여에 보이는 시간이 적고, 다른 사람이 쳐다보거나 가리키면서 관심을 유도하는 것을 따라 가는데 더 큰 어려움을 보이곤 합니다. 정신연령을 일치시킨 다운증후군아동이나 일잔아동과 비교할 때, 자폐성장애아동은 비사회적인 자극(방울, 음악상자)에 대해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사회적 자극(이름 부르기, 박수 치기)을 향하는 데에는 더 많은 어려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형적인 발달을 보이는 아동이 사물이나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갖는 장면에서 좀 더 긍정적인 감정을 많이 보이는 반면, 자폐성장애아동은 더 낮은 수준의 공유감정을 보이고 공유감정과 공동관심의 통합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동관심에 반응하기와 시작하기에 있어서의 결함은 언어발달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자폐성장애아동은 사람과 사물 사이에서 관심을 조정하는 능력의 결함으로 인해 문화적으로 공유된 의미를 학습하는 데 어려움을 가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어휘 학습 과제에서는 새로운 사물을 나타내는 새 낱말을 학습 할 때 화자의 응시 방향을 활용하지 않고, 자신이 쳐다보고 있는 사물에 새 낱말을 연결시키는 오류를 보이기도 합니다.
공동관심과 언어발달 간의 관계를 살펴본 종단 연구에서는, 45개월경에 나타난 자폐성장애아동의 몸짓 공동관심(공동관심에 반응하기 및 응시하기, 보여 주기, 가리키기를 이용한 공동관심 시작하기) 이 13개월 이후의 언어발달을 유의하게 예측하며, 20개월경의 공동관심이 42개월의 언어발달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동과 양육자가 흥미 영역을 공유하는 공동관심적 상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이루어 집니다
①아동이 쳐다보고 있는 장면을 양육자가 봅니다. ②아동은 양육자가 보고 있는 것을 봅니다. ③아동은 양육자가 그 장면을 보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하여 장면과 양육자를 번갈아 쳐다본다. ④아동은 양육자의 관심 단서(응시하기, 보여 주기, 가리키기)를 따릅니다. ⑤아동은 양육자의 관심을 장면으로 유도하기 위하여 의사소통적 몸짓이나 발성을 이용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공유된 관심을 만들어 가는 데 있어서 아동의 역할이 얼마나 적극적인가에 따라 그 상태가 달라집니다.
이와같은 관심의 조정은 양육자가 아동의 경험과 관심의 초점을 해석하고 관련짓는 언어를 시범 보일 때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또한, 양육자는 언어를 시범 보일 때 공통된 관심의 초점을 확실하게 함으로써 자폐성장애아동의 공동관심 결함을 보상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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